2014년 7월 6일 일요일

꽃누나 터키 (3) 올림포스 - 작은 지중해 도시의 환상

꽃누나 터키 (3) 아무 것도 모르고 갔던 올림포스, 그 곳은 여행의 하이라이트 였다.

올림포스(Olympos)는 안탈랴(Antalya) 옆에 위치하고 있는 터키 남부의 해안도시 즉, 지중해 해안을 접하고 있는 작은 도시이다. 해외관광객들에게 유명하기 보다는 터키 내국인들의 휴양지로 더 유명하다고 함.

교통편도 편리하지 않은데, 안탈랴에서 중형버스를 타고 국도변 휴게소 같은 곳에 내린 다음,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뜸하게 오는 돌무쉬(미니버스)를 타고 골짜기로 들어가야 한다. 내가 아침에 들어갈 때에도 딱 2사람이 있을 정도로 평소에는 사람이 없다.(대신 터키의 연휴나 휴가철에 많이 몰린다고 함.)

올림포스로 들어가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터키 남쪽에서 올라온다던 비구름이구만... 일단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는 무사히 탔으니 다행이지만, 지중해 바다를 보러왔는데 이런 날씨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여러 펜션 중에서 오렌지 펜션에 자리를 잡았다. 가이드북 맨 앞에 나와있어서 별 생각없이 들어갔는데, 한국사람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어느 터키여행 에세이에서 아름답게 묘사되었다고 하더라~

나는 싱글룸을 생각하고 왔는데, 스태프가 도미토리를 강하게 추천한다. 도미토리는 묵어본 적이 없어서 걱정 되었지만, 일단은 나 밖에 쓰는 사람이 없었고 가격대비 상당히 깔끔한 시설이었기에 여기에 짐을 풀었다.

올림포스 해변은 유적지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입장하려면 입장료 5리라를 내야한다. 10회권도 팔았는데, '에이... 10회까지 필요하겠어?' 싶어서 1회권을 샀지만, 나중에 알고 후회했다. 일회권이 5TL, 10회권이 7.5TL이다. 최소 2회는 입장할 것이 분명하니 10회권을 사도록 하자.


막 널려있지만 거의 2천년이 된 유적들이다.

이거는 2세기 해적왕의 무덤이라고 한다.
어딘가 보물이 있을 수도 있다고...

꿈에 그리던 지중해가 보이지만, 비가..ㅠㅠ

이 쓸쓸한 바다,

성난 파도,

피할 곳 없는 사람들을 보라.

그래도 꿋꿋이 해안을 지키는 사람들은 있더라ㅎ

트리하우스가 있는 다른 펜션
보기에는 낭만적이지만, 묵어가기는 불편할 듯~

카약도 타고, 영원히 꺼지지 않는 다는 키메라의 불꽃도 보고 할 생각이었는데, 비가와서 아무것도 못하게 생겼다. 해먹에 누워 멍때리다가, 텍사스 휴스턴에서 온 니콜아줌마가 놀러와서 한참 수다를 떨었다. 아줌마도 키메라의 불꽃을 보러가고 싶다고 하여, 오늘밤 비가 그치게 되면 같이 가자고 하였다.

키메라 불꽃도 나름 투어코스임. 택시를 타고 30분 가서, 또 30분 정도 산을타고 올라가면 2천년동안 꺼지지 않았다는 불꽃을 볼 수 있다. 비가 세차게 내린 날임에도 밤하늘은 아주 맑았고 불꽃은 더욱 선명했다.

불꽃 위에서 한 컷~!!

Oh...my..... I got fire~ !!!! ;-)

2천년 동안 타서 그런가 돌이 다 새까맣다.

오늘의 키메라 팀~~ 두 번째 아줌마가 니콜

다음 날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완전 다른 도시 같았음.

저녁은 다들 같이먹지만, 아침은 Early bird인 내가 제일 먼저 먹는다~~헤헤. 여기 방값이 30리라인데 아침과 저녁식사가 포함되어 있음 (처음에는 30유로인줄;;; 100배즐기기 14~15년 초판에는 실제로 가격이 잘못표기 되어있다.) 게다가 터키 여러지역에서 맛본 카흐왈트 중 제일 좋았던 것이... 오믈렛을 부쳐준다~~
My favorite~~ hehe

맑은 날 보니 유적도 다르게 보임.



여기는 강촌+정동진+지중해였음!!!!

사람들도,

몸매좋고,

잘생기고,

모델같다ㅋㅋ

올림포스를 떠나는 한국분이 있어서, 점심에는 교즐레메 -터키식 빈대떡- 으로 간단한 송별파티를 한다.

1인분 5TL이었던가? 암튼 저렴하길래 5명이서 3개를 시켰는데 넘 많아서 다 못먹었다. 어제 비오는 날 먹으면 딱이었겠다고 다들 그럼.

오후에는 손꼽아 고대하던 카약을 타기로 한다. 텍사스 휴스턴의 니콜아줌마는 원래 보트크루즈 편한거 한다고 하더니만, 마음을 바꿔서 카약을 타게 되었다. 나는 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오렌지 펜션의 스태프 Apo, Mehmet이 계속 러브라인으로 몰고감...ㅠㅠ (좀 더 괜찮은 쪽으로 도와주라고!!!)

나는 강을 찍고 싶었는데, 아줌마 넘 신나셨음ㅋㅋ

젊은 캐네디언 3명이 같이해서 그나마 물이 맞았다.

나는 카약킹, 니콜은 보트크루즈ㅋㅋ

저 섬 뒤쪽까지 다녀오는 것인데, Energetic한 느낌... 너무 좋았다ㅠㅠ

섬 뒤에 숨어있는 작은 해변에서 1시간 정도 자유시간~

나를 찍은 사진임.

나 찍은 사진2

니콜 아주머니는 날 많이 아끼셨다.

Power Kayaking~!!!!!!!!!

혼자 탔으면 'Just' Kayaking 이었겠지ㅎ

카약을 마친 후 살이 빠졌다던 캐네디언

내가 Memmet을 많이 도와주었다. 올림포스에서 스태프로 일하는 것도 참으로 빡센일일듯... 비수기에 한 번 카약가는 것도 이렇게 지치는데, 성수기라면...ㄷㄷㄷ

저녁식사는 Trout 생선요리가 나왔다. 음식도 대단히 괜찮았지만 더 좋았던 것은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대화하면서 식사하는 것... 너무너무 즐거웠다. 한국에서는 왜 가족끼리 식사를 해도 이렇게 즐겁지 않은 것일까? Trout와 대화하는 법을 알려주었던 이탈리아의 일레나가 마음깊은 곳에 즐거움으로 남는다. 사진은 호주의 캐롤라인과 코리아의 Barley양

터키는 이슬람교인이 95%이지만, 국가적으로 이슬람을 표방하진 않고, 과거 유목민의 역사가 있어서 술에서도 자유롭다. 펜션의 작은 Bar에서 Apo가 만들어주는 칵테일(사진 오른쪽에 있는데 잘 안나왔네;;)을 저렴한 가격에 즐긴다.

터키의 전통주 라키(Raki)도 맛보았다. 투명한 술인데 신기하게도 물과 섞이면 뿌연 색을 띄며 '사자의 젖'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도수는 60도 정도 되고, 물하고 같이 마신다고 함.

나를 곯려주려는 Apo가 B-52에 불을 붙여서 선물해 준다. 젊을 때는 불붙은 걸 원샷으로 입에 털어넣었지만, 오랜만에 보니까 좀 쫄게된다ㅋㅋㅋ

자고 일어나 한적함과 함께 Cai를 즐기니, 이 곳을 너무 사랑하게 되었다. 가이드북에서 '일정이 쳐지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할 것'이라더니 정말이다. 들어올 때는 1박만 하려고 했는데 며칠 더 묵어가고 싶어졌다...ㅠㅠ

오늘은 올림포스의 다른 해변으로 놀러가기로 한다. 일광욕은 처음이라 몇 가지 아이템을 부랴부랴 구입했는데, Lacoste 샌들이 15TL(대충 7~8천원)이라서 깜짝 놀랐다. 모든 샌들이 15TL 균일가라는데 라코스테가 있길래 그걸 골랐을 뿐~~허허

Sahil beach라고 한다. 여기는 Sand beach임.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함. 사람이 많지 않다. (엇, 사진에 일레나가 찍혔네ㅋㅋ)

한국에서 온 백곰표 밀가루 한마리ㅋㅋ

식당이 몇 군데 없긴한데, 낭만이 넘치는 곳이었음.

서빙하는 횽이 Apo의 친구임.

주인장이 이태리에서 왔는가... 파스타가 아주 제맛이다~!

넘 귀여워서 찍은 터키 꼬마아가씨 (사진은 클릭하면 커지는거 아시죠?)

올림포스에서 마지막 밤. 뼈속깊이 아쉽지만 언제까지나 머물순 없는게 직장노예의 숙명이다. 스태프들이 우울해 하는 나를 불러내길래, 나는 '올림포스의 가족'들을 Bar로 초대했다.

Apo는 불술(B-52) 먹이는게 취미ㅋㅋ

흥이오른 우리 친구들, Orange에서 같이 운영하는 클럽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림포스에 단 하나있는 댄스클럽인데, 평소에는 손님이 전~~~혀 없다ㅋㅋ 넓은 공간에 디제이 두 명, 바텐더 두 명외에 아무도 없는 것이 너무도 웃겼음ㅋㅋㅋㅋ

나보고 자꾸 강남스타일 추라고 했다. 난 그 노래 한 번 제대로 들은 적도 없는데, 미친 '막 말춤'을 추는 수 밖에 없었다. 대신 내가 다른 사람들은 마카레나 추라고 했다. 사진 찍은 사람은 Mehmet, 왼쪽부터 Laila, Apo, Caroline, Oh, Eric(sorry), Jose~~

팁 주고올껄 깜빡했다. 손님도 없던 그 클럽..

20대들은 패기가 넘치고,

30대들은 기력이 다했다.

지친 체력을 케밥으로 보충하며, 이 밤을 마무리한다.

늦게까지 달렸지만, 아침에 일찍 눈이뜨였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빌렸던 책을 읽으며 깊이 공감하였다.

Apo가 선물해 준 'Best Staff' 배지를 마음 깊은 곳에 달고,

보석같은 추억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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